요즘 한의원 원장님들 사이에서도 ChatGPT, 클로드, 뤼튼 같은 생성형 AI로 블로그 글을 쓰거나 카드뉴스 이미지를 만드는 일이 부쩍 늘었습니다. 빠르고, 쓸만하고, 인건비가 들지 않으니까요. 그런데 2026년 1월 22일부터 이 편리한 도구에 법적 의무가 붙었습니다.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 줄여서 AI 기본법이 본격 시행된 것입니다. EU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제정된 본격적인 AI 규제법으로, 의료광고 심의 강화 흐름과 맞물려 한의원 마케팅 환경을 직접적으로 바꾸고 있습니다.

⚠️

결론부터: '나는 그냥 블로그에 글 올리는 건데 해당되나?'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 해당됩니다. 그 기준과 실무적인 주의사항을 이 칼럼에서 정리합니다.

1부 | AI 기본법, 핵심만 뽑아 읽기

① 이 법은 왜 생겼나

딥페이크로 만든 가짜 의사가 건강기능식품을 광고하고, AI가 생성한 치료 후기가 온라인을 채우는 사례가 급증하면서 정부가 움직였습니다. 소비자가 AI가 만든 콘텐츠인지, 사람이 만든 콘텐츠인지를 알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 입법의 핵심 취지입니다. AI를 아예 못 쓰게 막는 것이 아니라, '썼으면 밝혀라'는 신뢰 기반을 제도화한 것입니다.

② 법이 규정하는 세 가지 핵심 의무

구분의무 내용위반 시 제재
사전 고지 의무 (제31조 ①)생성형 AI 또는 고영향 AI를 활용한 서비스임을 이용자에게 미리 알려야 함3천만 원 이하 과태료
생성 결과물 표시 의무 (제31조 ②)AI가 만든 결과물임을 가시적(화면 문구·로고) 또는 비가시적(워터마크·메타데이터) 방법으로 표시3천만 원 이하 과태료
문서 보관 의무 (시행령)조치 이행 근거 문서를 5년간 보관 (사업장 또는 홈페이지에 관련 내용 게시)시정명령 등 행정처분
📌

계도기간: 정부는 법 시행 초기 1년 이상을 계도기간으로 운영할 계획입니다. 다만 계도기간이라도 법 위반 사실 자체는 남으므로, 지금부터 체계를 갖추는 것이 안전합니다.

③ '생성형 AI'와 '고영향 AI' — 한의원과 직결되는 두 개념

생성형 AI란 ChatGPT, Claude, 뤼튼처럼 텍스트·이미지·음성 등을 새로 만들어내는 AI를 말합니다. 블로그 글, 카드뉴스 문구, 홍보 영상 스크립트 등 한의원에서 흔히 쓰는 영역이 모두 해당됩니다.

고영향 AI는 인간의 생명·신체 안전과 직결되는 분야에 적용되는 AI입니다. 의료 진단 보조, 처방 추천 등이 대표적이며 더 강한 안전성 확보 의무가 부과됩니다. 단순 홍보 콘텐츠 제작은 고영향 AI로 분류될 가능성이 낮지만, 특정 증상에 대한 치료 효과를 AI가 직접 작성·추천하는 형태라면 경계선에 걸릴 수 있습니다.

2부 | 한의원 콘텐츠 제작, 어디서 걸리나

① AI 블로그 글 — 표시 없으면 과태료 대상

가장 흔한 케이스입니다. ChatGPT로 '침 치료의 효과'를 써서 블로그에 그대로 올리는 경우, 법 조문 기준으로는 'AI 생성 결과물 표시 의무' 위반이 될 수 있습니다. 현재 네이버 블로그에는 AI 워터마크를 자동으로 삽입하는 기술적 장치가 없습니다. 따라서 블로그 운영자가 직접 'AI 작성' 또는 'AI 보조 작성' 문구를 본문 말미에 명시해야 합니다.

② AI 이미지·카드뉴스 — 가상인물 사용 시 이중 위험

AI로 생성한 이미지, 특히 한의사 가운을 입은 가상 인물 이미지를 홍보에 사용하면 세 가지 법이 동시에 적용됩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26년 4월, AI 생성 가상인물을 활용한 광고에 '가상인물' 표시를 의무화하는 방침을 발표했습니다.

③ AI 작성 치료 후기·케이스 — 가장 위험한 유형

'실제 환자처럼 보이게' AI가 써준 치료 경험담을 블로그에 게재하는 경우, AI 기본법 위반에 더해 의료법 제56조의 '허위 광고', '환자 치료 경험담 광고 금지' 조항에도 걸립니다. 행정처분과 형사처벌(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 벌금)이 가능한 중대한 위반입니다.

④ 칼럼·정보성 글도 예외가 없다

AI 기본법의 표시 의무는 '광고냐 아니냐'가 아닌 '생성형 AI를 사용했느냐'가 기준입니다. 단순 건강 정보 칼럼이더라도 AI가 본문을 작성했다면 표시 의무가 적용됩니다.

3부 | 의료광고 심의 + AI 기본법 = 이중 규제 시대

2025년부터 강화된 의료광고 사전심의 의무화와 AI 기본법이 맞물리면서, 한의원 온라인 마케팅은 사실상 이중 규제 환경에 놓였습니다.

콘텐츠 유형의료광고 심의 해당 여부AI 기본법 표시 의무
AI 작성 침 치료 효과 블로그상업적 목적 → 심의 대상표시 필수
AI 작성 건강 정보 칼럼 (광고 아님)정보 제공 → 심의 제외 가능표시 필수
AI 이미지 활용 카드뉴스심의 대상 (이미지 포함)가상인물 명시 필수
AI 작성 환자 후기 형식 글허위 광고 → 심의 + 의료법 처벌표시 필수 + 별도 위반
원장님이 직접 작성한 글광고성이면 심의 대상표시 의무 없음
⚠️

핵심 포인트: 의료광고 심의에서 '정보성 글'로 면제받더라도, AI 작성이라면 AI 기본법의 표시 의무는 별도로 이행해야 합니다. 두 규제는 독립적으로 작동합니다.

4부 | 원장님 블로그, 이렇게 관리하세요

올바른 AI 활용 3원칙

원칙 1. 'AI 보조 작성' 문구를 습관화하세요
블로그 본문 하단에 '이 글은 AI 보조 도구를 활용하여 작성되었으며, 최종 내용은 원장이 검토하였습니다.'라는 한 줄이 법적 의무 이행의 핵심입니다.

원칙 2. AI가 쓴 글을 '그대로' 올리지 마세요
AI가 초안을 쓰고, 원장님이 직접 임상 경험과 한의학 전문 지식으로 보완하는 구조가 이상적입니다. AI가 생성한 한의학 콘텐츠에는 틀린 정보나 과장 표현이 섞이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원칙 3. 치료 효과 단정·수치 표현은 절대 AI에게 맡기지 마세요
'침 치료로 3회 만에 통증 80% 감소' 같은 수치나, '반드시 낫습니다' 같은 단정 표현은 의료법 위반입니다. AI는 이런 표현을 자연스럽게 생성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반드시 원장님이 직접 검수해야 합니다. 최종 사전심의 책임은 의료기관에 있습니다.

핵심 요약 Q&A

Q. 블로그 글을 AI로 작성했는데, 모르고 표시를 안 했습니다. 지금 당장 처벌받나요?
현재는 계도기간입니다. 즉각적인 과태료 부과는 유예되어 있지만, 계도기간이라도 위반 사실은 남습니다. 지금부터라도 기존 글에 'AI 보조 작성' 문구를 추가하고, 이후 게시물부터는 표시를 의무화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Q. AI가 초안을 쓰고 원장님이 60% 이상 수정했으면 표시 안 해도 되나요?
법에는 수정 비율 기준이 없습니다. AI를 일부라도 활용했다면 표시 의무가 생긴다고 보는 것이 안전합니다. 다만 AI가 단순 맞춤법 교정 수준으로만 쓰였다면 법적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Q. 정보성 글이라 의료광고 심의를 안 받아도 된다고 하던데, AI 기본법도 해당 없나요?
의료광고 심의 여부와 AI 기본법 표시 의무는 별개입니다. 정보성 글로 심의를 면제받더라도, AI로 작성했다면 AI 기본법에 따른 표시 의무는 별도로 이행해야 합니다.
Q. AI가 만든 이미지를 카드뉴스에 쓸 때 주의할 점은요?
AI 생성 이미지임을 명시해야 합니다. 특히 가운을 입은 한의사 모습 등 가상 전문가 이미지를 쓸 경우, '가상인물'임을 명확히 표기해야 공정거래위원회 지침 위반을 피할 수 있습니다.

AI를 쓰는 것보다, 제대로 쓰는 것이 중요한 시대입니다.
법을 지키면서, 검색에 걸리고, 원장님의 전문성이 돋보이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진짜 실력입니다.